呼兰河传 후란강 이야기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萧红의《呼兰河传》(후란강 이야기)입니다. 이 책에는 총 두 개의 작품 《呼兰河传》 과 《生死场》이 실려있습니다. 茅盾은 萧红의 이 작품을 보고 아름답고 처연한, 그러면서도 풍자가 담긴 한 편의 서사시라 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왜 그가 그런 말을 했는지 알 듯도 싶었어요. 정말 문장이 좋습니다. 그림을 그려낼 재간만 저에게 있다면 읽을 때마다 문득 문득 그림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. (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니 다른 분은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도... ^^'') 전체는 7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별로 여러 개의 소챕터로 나뉘어 있습니다. 샤오홍의 기억을 따라 써내려가는 후란강 주변 마을의 풍경과 자신의 집 그리고 고향 사람들을 담담한 수채화처럼 그려냈습니다. 이 소설의 말미에 있는 에필로그를 보면 이 소설은 1940년 12월 겨울에 홍콩에서 탈고되었습니다. 샤오홍 그녀는 1942년 1월에 세상을 떠났네요. 겨우 31살의 나이. 전 《呼兰河传》만 먼저 읽었고 《生死场》는 약간 텀을 두고 읽으려고 아직 읽지 않았는데, 《生死场》은 샤오홍을 문단에 알린 작품이며 이 작품으로 루쉰 선생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. 처음엔 문장이 술술 읽히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점점 샤오홍의 문체가 익숙해지면 그 뒤부터는 쉬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 거에요. 잔잔하지만 그 속에 유머도 있고 폐부를 찌르는 일침도 있어요. 매력적인 샤오홍의 일대기가 궁금하신 분은 영화 탕웨이 주연의 <黄金时代(황금시대)>를 한번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. ^^ 전 개인적으로 아낌없이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은 책입니다. 【이 도서 샨샨 강독 관련 내용은 샨샨 네이버 강독까페 [원서 자율강독방]에 들어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.】 呼兰河这小城里边,以前住着我的祖父,现在埋着我的祖父。 我生的时候,祖父已经六十多岁了,我长到四五岁,祖父就快七十了。 我还没长到二十岁,祖父就七八十岁了。祖父一过八十,就死了。 从前那后花园的主人,而今不见了。老主人死了,小主人逃荒去了。 那院里的蝴蝶,蚂蚱,蜻蜓,也许还是年年依旧,也许现在完全荒凉了。 小黄瓜,大倭瓜,也许还是年年地种着,也许现在根本没有了。 那早晨的露珠是不是还落在花盆架上,那午间的太阳是不是还照着那大向日葵, 那黄昏时候的红霞是不是还会一会儿工夫会变出来一匹马来, 一会儿工夫会变出来一只狗来,那么变着。 这一些不能想象了。 听说有二伯死了。 老厨子就是活着年纪也不小了。 东邻西舍也都不知怎样了。 至于磨坊里那些磨官,至今究竟如何,准则完全不晓得了。 以上我所写的并没有什么优美的故事,只因他们充满我有年的记忆, 忘却不了,难以忘却,就记在这里了。
후란강이 흐르는 이 작은 마을에 지난날 내 할아버지가 사셨고 지금은 내 할아버지가 묻혀있다. 내가 태어났을 무렵 할아버지는 이미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셨고, 내가 네다섯 살이 되던 무렵엔 할아버지가 일흔을 앞두고 계셨다. 내가 스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칠팔십의 나이였다. 할아버지는 여든을 넘기고 바로 돌아가셨다. 지난날 그 뒤뜰의 주인이었던 이는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. 늙은 주인은 죽었고, 젊은 주인은 기근으로 도망갔다. 그 정원 속의 나비와 메뚜기와 잠자리는 어쩌면 해마다 예전 그대로 살고 있을 수도, 어쩌면 지금은 다 사라지고 황량해졌을지도 모른다. 어쩌면 작은 오이와 큰 호박은 여전히 매년 심어지고 있을지도, 어쩌면 지금은 아예 아무것도 심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. 그 아침 이슬방울은 여전히 화분대 위로 떨어지고 있을까? 그 오후의 태양은 그곳의 해바라기를 비추고 있을까? 그 황혼 무렵의 노을은 잠깐 사이에 말 모양으로 변했다가 또 잠깐 사이에 강아지 모양으로 변했다가, 여전히 그렇게 변하고 있을까? 이 모든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. 소문에 요우 둘째 아저씨는 돌아가셨다고 한다. 주방장은 살아 있다면 적지 않은 나이일 것이다. 이웃들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. 그 방앗간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. 지금껏 내가 쓴 것은 결코 무슨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다. 그저 내 유년 시절을 가득 채워 준 그들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도, 또 잊기도 어려워 여기에 적는 것뿐이다. - 소설 말미 에필로그 (번역/샨샨)
이 도서의 강독 일지는 샨샨 까페 자율강독 게시판에 올려져 있으니 이 책에 대해 좀 더 궁금하신 분은 들러 살펴보시길... ^^ |